고서
- 구분
- 고서 > 귀중본 > 국보
-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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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대방광불화엄경 권제37
- 한문大方廣佛華嚴經 卷第三十七
-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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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명불타발타라 佛馱跋陀羅
- 저자참조사항東晋 동진
- 간사자
- 이필선 李必先
- 간사지
- 고려국 협주 髙麗國 陜州
- 간사년
- 1098
- 판
- 목판본
-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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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768.3cm 세로29.5cm
- 장정권축장(卷軸裝)
- 권책수1권
- 판식 광각: 상하단변(上下單邊) 광곽크기(반곽기준) 가로: 48.5×24cm
- 행자수(반엽기준) 24행 17자 기타 전엽
-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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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사항주기髙麗國陜州戸長同正李 必先 上報 四恩下滋三有之願施財雕版花嚴経 第三十七卷時夀昌四年五月日記
해제
현담문고에서 소장하고 있는 『대방광불화엄경』은 불타발타라가 번역한 ‘진본 화엄경’을 저본으로 총60권 가운데 권37을 목판으로 간행한 것이다. 간행 연대는 고려 숙종 3년(1098년). 간행 연대가 정확하게 전하는 『화엄경』 목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고, 다른 『화엄경』 판본을 감정하는 데 하나의 기준이 되는 판본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1981년 3월 18일에국보 제202호로 지정되었다.
‘진본 화엄경’은 노사나불(비로자나불)이 일곱 곳 여덟 장면(7처8회)에서 설법한 내용을 34품으로 나누어 기록한 것인데, 아단문고에서 소장하고 있는 ‘권37’은 제33품 ‘이세간품(離世間品)’ 가운데 두 번째 장면이다. 보광법당(普光法堂, 빛의 집)에 대중이 구름처럼 모였다. 보혜보살이 보현보살에게 196가지를 물었다. ‘어떤 것이 계(戒)이며 들어감(入)이며 마음(心)입니까.’ 보현보살은 각 물음에 대해 열 가지씩 보살들이 닦아야 할 1,960가지 수행법을 들려준다.
아단문고 소장본은 두루마리로 된 책자[권자본]로서 1권(卷) 1축(軸)이다. 권축(卷軸)은 불교에서 향의 재료로 쓰이는 전단(栴檀) 나무로 만들어졌다. 권축 양끝에는 붉은 색이 칠해져 있는데, 지금도 색이 바라지 않고 선명하다.
닥나무로 만든 두루마리 종이를 펼치면 전체 크기가 세로 29.5센티미터, 가로 768.3센티미터로, 고속도로 2차선 길이(약 720센티미터)보다 더 길다. 위아래 테두리[변란]는 한 줄이고[상하단변], 테두리의 높이는 23.7센티미터이다. 한 장은 24행이고 한 행마다 17자씩 쓰여 있다. 총6,290글자로 200자 원고지 약46장 분량이다. 글씨는 구양순체로 쓰였는데, 간결하면서도 강건한 느낌이 살아 있다.
책의 첫머리[권두] 서명은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책의 맨 끝[권말] 제목은 ‘대방광불화엄경권제삼십칠(大方廣佛華嚴經卷第三十七)’이다. 다음 행에는 ‘동진천축삼장불타발타라역(東晋天竺三藏佛馱跋陀羅譯)’으로 적혀 있어 진본(晋本)임을 알려 주고 있다. 그 다음 행에는 ‘이세간품제삼십삼지이(離世間品第三十三之二)’이란 품제(品題)가 있는데, ‘이세간품’의 두 번째 권이란 뜻이다.
권말제(卷末題) 아래에는 한자의 음을 풀이하는 난을 따로 두고 있는데, 당시 한자음을 짐작할 수 있어 흥미롭다. 예컨대 “厭悔 下呼罪切”는 염회(厭悔)란 한자 가운데 아래의 회(悔)자는 호(呼)와 죄(罪)의 반절(切)로 읽으라는 뜻이다. 곧 호의 초성 ‘ㅎ’과 죄의 모음 ‘ㅚ’를 합쳐서 ‘죄’ 소리가 된다. 또 “飜覆 上孚表切下芳福切”은 위의 번(飜)은 부(孚)와 표(表)의 반절로 ‘뵤’소리가 되고, 아래 복(覆)은 방(芳)과 복(福)의 반절로 ‘복’음이 된다는 뜻이다.
이 책의 권말제 다음의 간기에는 다음과 같은 발원문이 적혀 있다.
髙麗國陜州戸長同正李 必先 上報
四恩下滋三有之願施財雕版花嚴経
第三十七卷時夀昌四年五月日記
“고려 합주의 호장 동정 이필선은 위로는
부모·국왕·중생·삼보(三寶)의 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욕계·색계·무색계에도 혜택이 베풀어지기를 빌기 위해 시주하여 화엄경(花嚴経) 제37권을 새기게 했다.
때는 수창4년(1098) 5월 어느 날에 기록한다.”
이 『화엄경』은 1098년 합주에 사는 이필선의 개인적 발원으로 간행된 사간본(私刊本)이다. 그런데 이 판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권수제(卷首題) 아래에 새겨진 ‘황(黃)’자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해서 아직 정설은 없다. 다만 판목을 새긴 각수(刻手)의 이름 가운데 한 글자가 아닌지 짐작할 뿐이다.
‘사은’에 보답하고 ‘삼유’를 복되게 하겠다는 이필선의 기원은 과연 이루어졌을까. 그가 살아있었을 때 원하던 바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비원은 나무에 새겨지고 종이에 찍힘으로써 불멸의 형태를 얻었다. 천년의 풍상조차 그것을 해칠 수 없었다. 누렇게 얼룩이 지고 찢어져나간 종이는 그것이 물질의 형식을 띠고 있었다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어제 새긴 듯 여전히 뚜렷한 깨달음의 법언은 그것이 물질을 넘어선 초월의 세계에 속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해제 박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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